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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첵 2014

2014. 10.

뮤지컬

LG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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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성과 컨테이너

 

 

<보이첵>은 1821년 독일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836년 창작되고 1913년 초연된, 게오르그 뷔히너의 희곡이다.

 

부조리한 사회 환경에 의해 파멸해 가는 소시민의 비참한 삶과 사랑을 다룬 이 드라마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주인공이 된 최초의 희곡이며, 표현주의적 드라마의 효시라고도 평가받고 있다. 내용과 형식에서의 혁신성, 그리고 세계적 보편성은 이 희곡이 많은 국가에서 시대를 초월하여 사랑받게 된 주된 이유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작품을 여기서 왜 하는가?“ 이 질문은 어떤 작품에서나 나의 출발점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서 나는 무대미술을 한다.

<보이첵>에서의 대답은?

보이첵, 그는 우리 시대에 우리 주위 도처에서 발견된다. 아니, 보이첵처럼 살지 않는 사람이 오히려 소수 아닐까? 소시민 대부분의 삶이 자신의 감정과 의지를 억제하면서 매일 완두콩을 먹고 있는 그의 삶과 닮아있지 않은가?

 

그 보편성을 위해 나는 이 드라마를 어느 몰락한 컨테이너 부두로 가지고 왔다. 제법 활발하던 과거에 적재해 두었던, 이제는 방치되어 녹슨 컨테이너들을 개조해서 살고 있는 마을 사람들. 아직 전쟁에서 죽지 않은 젊은 남자들은 대부분 군인이 되어 있고, 여인들은 갈대로 바구니를 짜고 술집에서 웃음을 팔며 살고 있는 곳.

적재된 컨테이너는 현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즉, “컨테이너”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이 작품의 세계적 보편성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뮤지컬 <보이첵>은 <명성황후>와 <영웅>이 그랬듯 세계를 목표로 만들고 있다. 컨테이너는, <보이첵>이 세계 어느 곳에 가서 공연되더라도 그들로부터 보편적 공감을 끌어내 담을 용기(container)가 될 것이다.

 

 

2014.09.21. 무대미술가 박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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